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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의료폐기물 실정(失政)에 폭발하는 민심
[기고] 의료폐기물 실정(失政)에 폭발하는 민심
  • 천미옥
  • 승인 2022.01.10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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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태(전 안동시 풍천면장)
김휘태(전 안동시 풍천면장)
김휘태(전 안동시 풍천면장)

[tk게릴라뉴스] 안동 풍산, 포항 청하지역에 의료폐기물소각장 신설반대 민심이 폭발하고 있으며, 경주, 고령 등 기존 소각장 증설반대 원성도 크다. 전국 의료폐기물 발생량의 4%에 불과한 경북에서, 9배나 많은 36%를 처리하고 있다. 2018년 전국 의료폐기물 23만 톤의 1/3이 넘는 8만 톤이나 경북에서 소각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경북지역의 의료폐기물 소각장을 확장하고 신설까지 더하겠다는 것은, 300만 도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경산 1일 44톤과 경주 96톤을 120톤으로, 고령 55톤을 99톤으로 증설하고, 포항 1일 48톤과 안동 60톤을 신설하면, 경북에서만 1일 371톤으로 연간 13만6천 톤을 소각하여 전국 의료폐기물 23만 톤의 60%까지 처리할 수 있다니 통곡할 노릇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아야 함은 물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하여 법·제도와 정치·사회적 지역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하여 근본적인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전국의 의료폐기물 소각장 현황은 14개로 경북 3개(경주·고령·경산), 경기도 3개(용인·연천·포천), 충남 2개(천안·논산), 부산, 울산, 광주, 충북, 전남, 경남에 각각 1개다. 하루 600톤 용량으로 경북에서만 1/3이나 되는 195톤을 소각하고 있으나, 정작 대량으로 배출하는 서울, 대구, 인천, 대전, 세종, 울산, 제주, 강원, 전북 등은 의료폐기물소각장이 하나도 없다고 하니, 참으로 기가 막힐 지경이다.

이러한 부당함에 환경단체는 의료폐기물이 경북으로 몰리고 있어 지역별 분산처리 방식으로 구조적인 개선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경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전국 의료폐기물 47%가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대구·경북에서는 9%(대구 4.8%, 경북 4.2%)만 발생하지만, 36%나 경주, 고령, 경산으로 운반·처리하며, 득실거리는 병균을 200~300km나 이동시켜 감염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이렇게 무고한 전국의 농촌지역에 의료폐기물 소각장 반대현황을 보면, 도내는 경주(증설반대), 고령(증설반대), 안동(신설반대), 포항(신설반대), 전국은 괴산, 증평, 음성(원주지방환경청 부적합 반려), 진천, 사천, 의령, 함안, 완주(전북지방환경청 부적합 반려), 고창, 안성(한강유역환경청 부적합 반려), 평택, 이천, 홍천(춘천시장 불허방침), 기장(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군수 증설반대 1인 시위) 등 18개 지역에 이른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폐기물은 해마다 1만 톤씩이나 증가하여 소각용량 초과량이 하루 100톤에 달할 것으로 추측되며, 처리량이 많은 경북지역에 불법적치물 은폐가 없도록 철저한 지도·단속이 요구된다. 벌써 2년 전에 문경, 고령, 달성 등 영남지역에서 1천 톤이 넘는 의료폐기물을 위장처리하고 창고에 은폐한 불법적치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폭증하는 코로나19 환자 1명이 하루 5kg의 의료폐기물을 배출하여 당일 소각처리 되어야 한다니,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결론적으로 님비도 아니고 핌피도 아닌 합리적인 의료폐기물 처리방안은, 첫째, 지역성 확보다. 지금 전국 18개 지역에서 소각장 반대 이유는 타 지역의 폐기물처리 때문이다. 둘째, 공공성 확보다. 감염과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의료폐기물처리를 민간업체에서 수익사업으로 하기 때문에 쉬운 조건의 농촌지역에 들어가서 반발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기술력 확보다. 탄소중립 시대의 친환경처리기술이 필요하다.

함축하면, 그 지역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은 그 지역에서 처리하도록 권역별 소각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지방자치단체)에서 의료폐기물처리를 직접관리·운영해야 한다. 또한, 병원 자체에서 멸균분쇄처리 등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행정편의와 민간 돈벌이 수단으로 무고한 경북지역 주민들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민간위탁 즉시 중단하고 회수하라! 이미 지역 언론과 환경단체에서도 누누이 지적한 대로, 지금당장 지역·공영제로 전환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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